소국이 대국을 이길 때, 힘의 논리가 전복될 때 기쁨, 그게 단체종목이 가진 힘[김세훈의 스포츠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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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18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전날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한 자국 대표팀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AP
베네수엘라는 국가 차원에서 보면 미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경제 규모, 군사력, 산업 기반, 정치적 영향력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격차가 압도적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약 27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다. 베네수엘라는 그에 비해 200~300분의 1 수준이다. 1인당 GDP(3500달러-8만달러), 인구(2800만명-3억3000만명), 국토면적(91만km²-983만 km²) 등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베네수엘라가 거의 모든 면에서 밀린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앞서는 것은 석유매장량(약 3000억 배럴-약 700억 배럴), 그리고 앞선다고 표현하기는 다소 부적절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 정도가 아닐까.
그런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이길 수 있는 야구였다. 경기장 안에서는 국력이나 GDP가 아니라 팀워크와 집중력, 경기력이 승부를 결정했다. ‘작은’ 나라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강 대국을, 그것도 강대국 한복판에서, 그것도 야구의 종주국이자 세계 최고 야구기량을 뽐내는 미국을 잡았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밤늦도록 승리를 자축했다. 정부는 임시 공휴일까지 선포했다. 한 시민은 “세계 강대국 미국을 이겼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스포츠와 국가주의를 연결시킬 의도는 없다. 단체 종목에서 거둔 값진 승리가 국민 자신감,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는 뜻이다.
